2023년 새해를 맞아 1차 급여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온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가 또다시 좌절을 맛봤다. 

지난 2018년 EGFR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한 타그리소는 이듬해인 2019년 1월 첫번째 급여 확대 신청을 했으나 3상 임상의 전체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암질환심의위원회(이하 암질심)에서 급여확대 보류 판정을 받았다. 

전체 데이터가 공개된 이후인 2019년 12월 타그리소는 또 한번 급여확대 신청을 했으나 2020년 4월 암질심으로부터 '임상적 유용성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으로 인해 급여확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후 2021년 7월 타그리소는 3번째 급여 확대 신청을 했고, 심펑원은 대한폐암학회와 대한종양내과학회, 대한항암요법연구회 등 유관학회들에 의견 조회를 요청했다. 학회들이 타그리소 1차 치료에 대한 보험 급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하면서 타그리소 급여확대가 이뤄지는 듯 했으나, 2021년 11월 암질심은 '아시아인에서의 치료 효과 입증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다시 한번 급여기준 미설정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굴하지 않고 타그리소는 지난해 10월 급여확대를 재신청한 후 2달 뒤인 12월에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입증된 치료 효과 결과를 추가 보완 자료로 제출했다. '아시아인에서 우월한 치료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는 일각의 의문을 해결하기 위한 자료로, 이번에는 암질심의 벽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업계의 기대감도 높아졌다. 

하지만 보완 자료 제출에도 불구, 타그리소의 급여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지난 1일 열린 2023년도 1차 암질심 안건에 상정조차 되지 않았기 때문.

이에 국내 한 대학병원 종양내과 A 교수는 "타그리소는 이미 수만명에게 처방된 약물로 그동안 축적된 데이터가 충분하다"며 "RCT 임상이나 리얼월드 연구 모두 아시아인이나 서양인에서 이레사 대비 우수한 치료 효과가 입증됐음에도 암질심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종양내과 B 교수는 "타그리소는 뇌전이에도 효과가 우수한 약물로, 현재 뇌전이 진행을 지연시키기 위해서는 타그리소가 최선"이라며 "더욱이 1차 치료 후 2차 치료까지 이어가지 못하는 환자들도 상당수 있지만, 여전히 경제적인 이유로 인해 대다수의 환자들에게는 타그리소 1차 치료의 기회조차 허락되지 않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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