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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 최적의 치료 전략은?] 전이성 췌장암

기사승인 2020-03-16  00:4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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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정보·종양내과 전문의 3인, '효율적인 췌장암 치료 전략' 좌담회

최근 다양하고 새로운 치료법들이 도입되면서 췌장암 치료에 탄력이 더해지고 있다. 기존 약물을 활용한 치료법과 함께 다학제 진료에 대한 연구들이 발표되면서 활기를 찾고 있는 것.

다만 아직까지는 이러한 치료 방법들이 표준화 되지는 않았다. 더욱이 병의 진행 상황이나 환자의 전신 상태 등 여러가지 요인들에 따라 치료 방법은 달라질 수 밖에 없을 터.

그렇다면 각각의 상황에 맞는 가장 적합한 치료법은 무엇일까.

본지는 췌장암에 대한 연구들을 활발하게 진행 중인 종양내과 전문의 3인을 만나 '췌장암 병기별 효율적인 치료 전략'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 참석자 >

분당차병원 종양내과 전홍재 교수(이하 전)
울산대병원 종양내과 천재경 교수(이하 천)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이하 유)
의료정보 김태완 기자(이하 김)

김: 최근 몇년 사이에 췌장암에 대한 다양한 치료 전략들이 발표되면서 치료 성적도 향상되고 있다. 하지만 병원이나 의료진마다 선호하는 치료 전략에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진료 현장에서 췌장암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교수님들이 생각하는 최선의 치료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겠다.

① 절제 가능성 췌장암
② 국소 진행성 췌장암
③ 전이성 췌장암
④ 향후 췌장암 치료 패러다임은?
⑤ 환자가 알고 싶은 췌장암 정보

▲ 좌측부터 분당차병원 종양내과 전홍재 교수, 울산대병원 종양내과 천재경 교수,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

김: 전이성 췌장암 치료 전략에 대해 여쭙기에 앞서 혹시, 전이성 췌장암에 해당되는 환자 중에서도 수술이 가능해진 케이스가 있는가?

유: 이에 대한 대답은 상당히 조심스럽다. 4기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미세전이도 많고, 절제해도 재발 위험이 높다. 수술이 환자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면 고려해 볼 수 있겠지만, 췌장암은 수술만으로도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적극적으로 권하기 어려운 방법이다.

간혹 4기에도 항암치료 후 수술을 하는 케이스가 있다. 수술 후 3~4년 시점에 재발했고, 소수전이성재발인 경우 4기임에도 수술 후 재발없이 유지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이처럼 수술 후 재발까지 항암치료가 긴 편이면서 새로운 부위의 재발이 발견되지 않고, 합병증이 적은 부위에서는 수술을 조심스럽게 고려해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상상도 못했던 치료 방식이다.

전: 다른 고형암들과 다르게 췌장암에서는 가능하면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며,수술을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섣불리 수술을 진행하게 되면 그 동안 환자는 전신치료의 기회를 놓치게 된다. 특히 췌장암은 수술 후 회복 기간도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기간까지 합치면 오랜 시간 전신치료인 항암치료를 받을 수 없게 되고,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췌장암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종양만을 가지고 판단해서는 환자의 전체 예후에 좋지 않을 수 있다. 췌장암은 다른 고형암들과 달리 전신 질환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김: 전이성 췌장암의 1차 치료로 폴피리녹스와 AG요법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두 요법마다 장단점이 명확한 상황인데, 어떤 치료제를 좀 더 선호하시는지? 그리고 각 약제를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유: 폴피리녹스의 장점은 단기에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이고, 단점은 장기 치료가 어렵다는 점이다. 일부 환자는 2년 가까이 폴피리녹스로 치료를 받고 있지만, 대부분 6~8개월 가량 치료를 받으면 많이 힘들어한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장기 사용이 가능한 AG요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후향적 데이터 결과 종양의 진행이나 PFS 측면에서 AG요법과 폴피리녹스간 차이가 미미했고, 할로자임 연구에선 4기 환자에서 AG요법의 OS 중간값이 12개월이 넘게 나왔다. 두 약물간 직접 비교한 RCT 연구가 없기에 어떤 약제가 우월하다고 명확하게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다만, 효과적인 측면에서 두 약제의 차이가 크지 않아, 2차 치료 옵션을 더 많이 제공할 수 있는 AG요법을 선호하고 있다.

한편 프랑스에서는 폴피리녹스의 데이터가 더 좋게 나왔다. 프랑스 연구자와 대화를 나눠보니 리얼월드 데이터인 만큼 치료 패턴이나 인종간의 차이, 병원 이용 방법 등 다양한 측면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이로 인해 데이터가 상반되게 나타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결국 의료진이 가장 자신있는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전: 생존기간의 연장뿐 아니라 환자의 삶의 질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4기에선 각 약제의 특성을 잘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폴피리녹스는 단기간에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 좋은 치료법이지만, 높은 부작용으로 오래 지속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과거 후속 치료가 없는 시절에는 1차 치료만으로 승부를 봐야 했지만, 이후에도 사용할 약제가 생긴 지금은 그 다음 치료까지 계산해야 한다. 또한 췌장암은 특성상 70대 이상의 고령 환자가 많다. 고령 환자들은 다양한 동반 질환을 가진 경우도 많아서 폴피리녹스는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이들에게는 무리가 될 수 있는 폴피리녹스보단 AG요법을 자연스럽게 선호하게 되는 것 같다.

천: 약제 선택 시 환자 삶의 질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AG요법을 선호한다. 폴피리녹스를 선택하면 환자들이 2주마다 3일씩 병원에 입원해서 주사바늘을 통해 약물을 투약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환자는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항암치료에만 몰두할 수 밖에 없다. 환자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독성이 덜한 AG요법을 선택하게 된다. 무엇보다 AG요법은 외래에서 투약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과거 메타분석 결과를 보면 약을 최대한 유지한다면 1차로 AG요법, 2차로 폴피리녹스 치료를 하는 경우와 두 약제의 치료 순서를 바꾸는 경우 모두 OS는 동일하다는 데이터가 있었다. 결국 어느 약제를 먼저 쓰더라도 결과는 비슷하다는 소리다. 그래서 비용 때문에라도 더더욱 1차 치료로 AG요법을 선호하고 있다. 전이성 췌장암에서 2차 치료부터는 어떤 약제를 선택하든 비급여다. 약물인 아브락산이 2차 치료에 사용되면 환자의 약제비 부담이 상당하다. 이에 급여권인 1차에서 AG요법을, 비급여권인 2차에는 폴피리녹스나 오니바이드를 선택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김: AG요법과 폴피리녹스의 치료 순서에 상관없이 OS 데이터가 비슷하다고 하셨는데, 최근에는 2차 약제로 오니바이드라는 약물도 등장했다. 그렇다면 1차에 사용한 약제에 상관없이 오니바이드 2차 치료 효과도 유사하게 나타나는지 궁금하다. 

유: 1차 약제에 따라 오니바이드의 치료 효과는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오니바이드는 이리노테칸 계열의 약물이다. 동일 성분 약제에 노출이 된 경우 내성이 생겨 처음 노출되는 환자보다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실제로 이리노테칸에 노출이 된 적이 있는 환자에서 오니바이드의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는 점은 일관되게 나오고 있다. 이전에 폴피리녹스로 치료를 받은 환자의 경우에는 오니바이드를 사용했을 때의 예측되는 기대 효과에 대한 판단이 이루어져야 오니바이드 사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

▲ 유창훈 교수

전: 유창훈 교수가 오니바이드 치료 효과에 대한 국내 데이터를 발표한 적이 있다. 해당 데이터의하위집단 분석을 보면 폴피리녹스 이후에 오니바이드 치료를 받은 환자군이 가장 결과가 좋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천: 폴피리녹스 치료 후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는 2차로 오니바이드로 치료한 경우다. 폴피리녹스 이후 2차에 젬시타빈을 쓰면 3차 오니바이드 치료로 효과를 보는 환자들이 있다. 단순하게 기존에 이리노테칸 성분의 약제를 썼다고 오니바이드의 효과가 무조건 떨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유: 해당 내용은 상대적으로 환자군을 나눠 발표한 내용일 뿐,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에 비해 효과가 없다는 건 아니었다. 실제 임상현장에서 1차 폴피리녹스, 2차 젬시타빈 치료 후에 선택할 수 있는 약제가 오니바이드 밖에 없다. 오니바이드 3상연구인 나폴리1 결과에서 보인 것과 똑 같은 반응률을 이야기하기는 어렵다는 소리이지, 아예 효과가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따라서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해당 데이터보다 기대치를 낮춰야 할 것 같다.

전: 나폴리1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은 현재의 표준치료인 폴피리녹스와 AG요법이 활성화되기 전에 진행한 임상연구이기에 젬시타빈이나 젬시타빈+시스플라틴 병용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가 많았다. 결국 이후에 진행한 국내 리얼월드 데이터와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2차 치료제로 폴피리녹스를 사용하면 부작용으로 인해 지속가능성이 떨어지지만, 오니바이드는 지속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제 환자 중에서는 3년째 오니바이드로 치료하고 있는 케이스가 있는데, 효과가 있으면 오랜 기간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은 오니바이드의 장점이 될 수 있다.

김: 연초에 열린 ASCO GI에서 AG요법의 2차 치료 효과에 대한 국내 데이터가 발표된 바 있다. PFS가 4.6개월, OS가 9.8개월인 것으로 나왔다. 반대로 AG요법 이후에 폴피리녹스로 치료 받은 환자에서는 PFS가 5개월, OS가 9.7개월로 사실상 거의 동일하게 나왔다. 그러면 1차에 AG요법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 중 2차 치료까지 이어진 비중과 1차에 폴피리녹스로 치료를 받은 환자 중 2차 치료로 이어지는 비중도 비슷한가?

유: 아산병원에서 과거에 비슷한 조사를 해 본적이 있다. 결과적으로 2차 치료로 이어지는 비율은비슷했다. 문제는 2차로 넘어간 이후에 치료를 오래 유지한 환자 중에서 1차 치료로 폴피리녹스를 선택한 환자의 비중이 적었다. AG요법 이후에 2차 폴피리녹스는 독성이 심한 것을 고려할 때, 그 결과를 모든 환자에게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그 이유는 AG요법이 있는 상황에서 2차 폴피리녹스로 이어지는 경우가 젊은 환자거나, 치료 의지가 높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도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 반대인 1차 폴피리녹스-2차 AG요법도 독성을 무시하기는 어려운 편이다.

전: 사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어느 시퀀스가 더 좋을지 직접 비교를 해보고 싶긴 하다.

김태완 기자 kmedinf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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