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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 최적의 치료 전략은?] 절제 가능성 췌장암

기사승인 2020-03-12  02: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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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정보·종양내과 전문의 3인, '효율적인 췌장암 치료 전략' 좌담회

최근 다양하고 새로운 치료법들이 도입되면서 췌장암 치료에 탄력이 더해지고 있다. 기존 약물을 활용한 치료법과 함께 다학제 진료에 대한 연구들이 발표되면서 활기를 찾고 있는 것.

다만 아직까지는 이러한 치료 방법들이 표준화 되지는 않았다. 더욱이 병의 진행 상황이나 환자의 전신 상태 등 여러가지 요인들에 따라 치료 방법은 달라질 수 밖에 없을 터.

그렇다면 각각의 상황에 맞는 가장 적합한 치료법은 무엇일까.

본지는 췌장암에 대한 연구들을 활발하게 진행 중인 종양내과 전문의 3인을 만나 '췌장암 병기별 효율적인 치료 전략'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 참석자 >

분당차병원 종양내과 전홍재 교수(이하 전)
울산대병원 종양내과 천재경 교수(이하 천)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이하 유)
의료정보 김태완 기자(이하 김)

김: 최근 몇년 사이에 췌장암에 대한 다양한 치료 전략들이 발표되면서 치료 성적도 향상되고 있다. 하지만 병원이나 의료진마다 선호하는 치료 전략에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진료 현장에서 췌장암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교수님들이 생각하는 최선의 치료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겠다.

① 절제 가능성 췌장암
② 국소 진행성 췌장암
③ 전이성 췌장암
④ 향후 췌장암 치료 패러다임은?
⑤ 환자가 알고 싶은 췌장암 정보

▲ 좌측부터 분당차병원 종양내과 전홍재 교수, 울산대병원 종양내과 천재경 교수,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

김: 초기인 1,2기에 해당되는 절제 가능성 췌장암의 경우 여전히 수술이 주 치료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결국 수술 후 재발률을 낮추는 것이 생존율과 완치율 향상에 가장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수술 후 재발률을 낮추기 위한 보조요법으로 어떤 약물 치료를 선호하고 있는가?

전: 과거 젬시타빈이라는 약제가 있었고 그 이후에 젬시타빈+캡사이타빈 병용요법이 5년 생존율을 2배 가까이 향상 시키면서 당국의 허가를 받았다. 최근에는 '폴피리녹스(FOLFIRINOX, 옥살리플라틴+이리노테칸+플루오로우라실)'가 OS 개선 효과를 입증하면서 허가를 받았지만 보험 급여는 적용이 안되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나온 약제 중에서는 폴피리녹스가 가장 강력한 효과를 보이고 있지만, 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는 ECOG(Eastern Cooperative Oncology Group) 점수가 0이나 1인 환자에서만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전혀 없으면 0점, 조금 불편함이 있으면 1점이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 간담췌암 분과에서 췌장암을 주로 치료하는 종양내과 전문의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에서도 ECOG 점수에 따라 선호하는 약제가 달라졌다. ECOG가 좋은 환자에서는 과반이 넘는 의료진들이 폴피리녹스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고 답변했다. 또 한가지 고려해야 할 부분은 연령이다. 60대 이하에서는 폴피리녹스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60대인 경우 ECOG 점수가 0점이면 폴피리녹스, 1점을 넘어가면 젬시타빈이나 젬시타빈+캡사이타빈을 많이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0대 이상에선 폴피리녹스의 처방 비중이 낮은 경향을 확인했다. 결국 의료진마다 성향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연령이나 ECOG 점수를 고려해서 약물을 결정하게 되는 것 같다.

천: 전홍재 교수님이 정리를 잘해주셨다. 논문이 처음 발표됐을 당시만해도 폴피리녹스가 대세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론 폴피리녹스 치료를 하는 환자는 전체의 1/3 정도다. 수술 이후의 환자들은 4기 환자들보다 항암치료를 견디기 힘들어 한다. 환자 연령이 60대 후반만 넘어가도 폴피리녹스를 우선적으로 권하기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일상 생활 능력이 좋거나 튼튼하고 근육량이 좋은 환자들에겐 폴피리녹스를 권유하고, 그렇지 않은 환자 중 재발 방지를 위한 보조요법을 원하면 젬시타빈 단독 치료도 하고 있다. 비중으로 따져보면 젬시타빈, 젬시타빈+캡사이타빈, 폴피리녹스 3개의 치료법이 각각 1/3씩 사용하고 있다.

유: 가장 강력한 약제라고 무조건 환자에게 강요할 수는 없다. 수술 이후 체력적으로 회복되는 시기나 환자의 전신 상태의 회복에 따라서 치료를 선택해야 한다. 전신 회복 속도가 다소 더딘 환자들에게 폴피리녹스로 치료하면 항암치료 유지도 어려울 뿐더러 삶의 질도 급격하게 나빠진다. 보조요법 치료에 들어가면 6개월간 치료를 유지해야 하는 만큼 수술 후 2달 가량은 환자의 회복상태를 지켜보고, 회복되는 속도에 따라 약물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개인적으로는 70대 초반까지는 전신 상태에 따라 폴피리녹스를 권하고 있다. 75세 이상인 고령 환자거나 전신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는 젬시타빈이나 젬시타빈+캡사이타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만 젬시타빈+캡사이타빈도 장기적으론 생존율을 개선시켰지만, OS 중간값은 크게 개선시키지 못했고 수족증후군 같은 독성도 증가했다. 결국 힘들어하는 환자는 젬시타빈 단독요법을, 잘 견딜 수 있는 환자는 폴피리녹스를 권하고 있다.

전: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폴피리녹스를 시작하면 약제를 바꾸기 쉽지 않다. 젬시타빈이나 젬시타빈+캡사이타빈의 경우 약물을 추가하거나 제외할 수 있는데, 폴피리녹스는 환자가 힘들어도 다른 치료로 바꾸기 어려운 것이 우리 의료시스템의 현실이다. 림프절 변이가 있거나 TNM 분류상 T3 이상인 경우, R1리섹션(잔존암이 조금 있는) 경우에는 폴피리녹스가 더 효과적이었다는 하위분석 결과들이 있어서 이런 환자에서는 적극적으로 폴피리녹스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필요시 폴피리녹스도 용량을 잘 감량하여 투여하게 되면 환자의 치료 순응도가 많이 올라가기도 한다.

▲ 전홍재 교수

유: 폴피리녹스로 치료를 시작한 환자가 힘들어하면 5FU 단일요법으로 유지하는 경우도 있다. 젬시타빈 단독 요법과 비교하였을 때 5-FU단독 요법이 효과가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따라서 폴피리녹스에 독성이 심한 환자들의 경우에는 젬시타빈으로 교체하기 어려운 국내 허가 여건상 5-FU만을 유지하는 것이 좋은 대안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폴피리녹스는 제약사에서 개발한 것이 아닌, 연구자들 주도로 만들어진 치료법이다 보니 병원 및 담당 의사마다 적용 용량이나 여러 부분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김: 최근에는 수술 전 보조요법인 네오어쥬번트(Neoadjuvant, 수술 전 항암치료)를 시행하는 병원도 있고, 그렇지 않은 병원들도 있다. 네오어쥬번트 시행 유무는 어떠한 요소로 결정되는 것인가?

전: 절제 가능한 췌장암에서 임상연구가 아닌 네오어쥬번트 치료는 실제 진료 현장에서 접목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경험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는 있지만, 대규모 임상연구를 통해 네오어쥬번트의 역할이 다 밝혀진 것이 아니기에 보편적으로 적용하기에는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경계 절제성 췌장암인 경우 다학제 진료를 시행하는 병원 위주로 폴피리녹스 네오어쥬번트 치료 후 수술로 전환해서 치료하려는 움직임들이 있고, 실제로 나오는 결과도 매우 긍정적이다.

천: 우리 병원에선 리섹터블(수술이 가능한 환자)이면 먼저 수술을 하고 있고, 보더라인(경계 절제성 환자)부터는 네오어쥬번트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내용은 수술을 집도하는 외과에서 결정하고 있다. 외과에서 먼저 수술적 절제를 통해 완벽하게 절제연 음성을 만들 수 있느냐를 확인한 후 수술을 진행하고, 종양이 조금 남을 것 같다고 판단하면 네오어쥬번트를 시행한다. 한마디로 보더라인인 경우에만 네오어쥬번트를 하고 있다.

유: 국소적으로 절제가 가능한 종양에서 네오어쥬번트로 폴피리녹스를 사용 할 수는 있다. 문제는 보더라인이다. 리섹터블인 환자의 수술 후 평균 생존기간은 2년이지만, 보더라인은 수술이 가능해도 종양이 잔존했을 가능성도 크다 보니 예후가 좋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수술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생기면서 네오어쥬번트가 활성화되고 있다. 하지만 네오어쥬번트는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네오어쥬번트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각 분과들간 세부적인 공유와 논의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적어도 아산병원은 5년 전부터 임상연구를 시행하며 네오어쥬번트에 대한 경험을 쌓아왔다. 각 분과들과 피드백이 오가는 과정에서 의료진들은 번거롭고 골치 아플 수 있겠지만, 환자에게는 좋은 결과를 보여줄 수 있다.

전: 우리 병원에도 췌장암 환자에게서 좋은 치료 성적을 얻기 위해 다학제 진료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다학제 진료에서 경계 절제성 이상의 췌장암으로 확인되면 3개월 정도의 항암치료를 우선 시행하고 두번째 다학제 진료에서 치료반응을 평가하면서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형태다. 환자가 처음 병원을 방문한 시점부터 이러한 논의가 이뤄진다. 예후가 좋지 않은 췌장암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많은 공이 들어가는 것이 사실이다.  

김태완 기자 kmedinf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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