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의 한 분야인 족부족관절 분야가 스포츠, 레포츠 인구 증가로 정형외과 분야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대한족부족관절학회 정홍근 신임 회장(건국대병원 정형외과)은 올해 처음 단독 개최하게 된 춘계학술대회를 통해 위상을 높이고, 30회를 맞는 추계학술대회를 국제 심포지엄으로 진행함으로써 아시아 중심학회로의 도약에 나선다는 포부다.  

 

단독 춘계학술대회 첫 개최…추계학회는 국제심포지엄으로

“올해 처음 정형외과학회에서 독립된 단독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합니다. 5월 대전에서 열리는 춘계학술대회를 짜임새 있고 재미있게 치르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및 레포츠 인구 증가로 발목·발 질환 및 부상이 늘어나면서 족부족관절 분야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정형외과학회와 함께 진행하던 춘계학술대회를 올해 처음으로 독립하여 5월 29일~30일 대전 인터씨티호텔에서 개최한다. 

정 회장은 “1년 임기 중 중점과제 중 하나가 이번 춘계학술대회의 성공적 개최”라며 “미국 정형외과 족부족관절학회(AOFAS)의 전·현 회장 초청강연과 증례토의, 자유연제 발표 등 총 4개 세부 학술 프로그램을 마련해 흥미로운 학술대회가 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11월 개최되는 추계학술대회는 30회 기념으로 좀 더 규모를 확장한 국제 심포지엄 형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족부족관절 대가들을 10여 명 초청하고 해외 족부 정형외과 의사들의 자유연제 발표 등 국제학술대회 면모를 갖추겠다는 복안이다. 이 외에도 올해 최신 업데이트 된 족부족관절 상급 심포지엄과 개원의 심포지엄 및 전공의 연수강좌 등 3개의 특화된 심포지엄도 계획하고 있다. 

정 회장은 “3년마다 아시아 족부족관절 학술대회(AFFAS)가 있지만, 매년 아시아권을 아우르는 중심 학술대회는 아직 없다”며 “일본은 학술교류에 영어 사용이 약해서 아직 아시아 영어권 학술교류의 중심이 되지 못하고 있으므로 우리 대한족부족관절학회(KFAS)가 아시아권을 대표해 영어 학술 발표와 교류의 장이 되는 선도적 국제학술대회를 주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학회는 족부족관절 분야의 수가개선을 위해 최근 족부수가개선위원회를 신설했다. 또한 한국인에 맞는 임상기능평가 SCALE도 제작할 방침이다. “임상기능평가표는 환자의 기능적 상태를 평가하는 기준 표로써, 현재 세계적으로 미국의 평가표를 사용하고 있다”며 “한국인에 맞는 기준표를 앞으로 새롭게 만들기 위한 연구를 학회 연구위원회 과제로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상에서 이어지는 발목 관절염, 수술 까다롭지만 보람은 커”

대한족부족관절학회는 지난 1991년에 발족한 정형외과학회 분과학회로 500여 명의 회원들이 정형외과 족부 및 족관절 분야의 관절염과 발목불안정증, 평발, 무지외반증, 당뇨발 등 다양한 질환과 외상의 연구, 교육을 진행하는 학회다. 학회는 크게 발과 발목 두 가지를 다루고 있는데 두 분야는 서로 다르며, 발목-후족부에 더 큰 규모의 변형 질환이 많고 수술적 치료도 힘든 편이다.

그중 발목 관절염은 최근 임상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분야다. 특히 발목 관절염은 노화로 인한 무릎, 고관절 관절염과는 발생 양상이 다르다. 경제수준 향상으로 여가활동이나 운동을 많이 하면서 발목 염좌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러한 염좌가 반복되면 발목 불안정증이 되고, 이 상태가 오래 방치되면 비교적 젊은 나이에 발목 관절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 정 회장은 “실제 발목 관절염이 심해서 오는 장년 및 노년층 환자분들에게 들어보면 젊었을 때 발목을 많이 접질렸다는 얘기를 듣는다“며 ”이러한 외상 후에 발목관절염으로 이어지는 빈도가 60~80%나 된다”고 전했다.   

발목 골관절염은 족부족관절 질환 중 매우 관심이 많고 중요한 분야이며, 수술법으로는 인공관절치환술 또는 발목고정술 등이 있다. 특히 발목 인공관절치환술과 과상부절골술은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으며, 최근 20년 동안 많이 발전한 분야이기도 하다.

과상부절골술 또는 원위 경골 절골술은 무릎관절에서 수술법이 시작됐지만, 지금은 발목 쪽에서 무릎 못지않게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발목 특성상 내외반 변형이 많은데, 변형에 따라 관절한쪽에 치우쳐서 관절염이 올 수 있다. 이때 원위 경골을 잘라 발목을 교정해주면 연골이 보존된 정상 관절 쪽으로 체중이 옮겨가면서 발목 통증이 현격히 사라진다는 원리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인공관절을 하지 않고 자기 관절로 지탱할 수 있는 드라마틱한 수술”이라며 “발목 통증을 줄이고 연골 재생에도 도움이 되므로 인공관절수술 시기를 늦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 즉, 50대 이전에 편심성 발목 관절염으로 통증이 오면 과상부절골술을 통해 통증 없이 자신의 관절을 오랜기간 더 사용할 수 있다. 정 회장은 이러한 과상부절골술에 대한 임상효과를 해외학술잡지에 논문을 통해 입증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발목 인대 불안정증이나 무지외반증 같은 질환에서도 새로운 수술 테크닉들이 계속 나오면서 주목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발목 관절 수술은 무릎에 비해 부위가 작고 변형이나 주위 관절염이 동반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수술이 상대적으로 까다롭고 어렵다. “인공관절 치환술을 비롯해 발목재건술,  소아마비 환자들의 발목 수술 등은 변형된 발을 절골술등을 통해 바로 교정해주는 수술로써 기술적으로 어렵지만 성공 시 그만큼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아 보람이 있다”며 “특히 발목은 평생 많이 쓰는 부위라서 조금만 잘못되어도 결과가 크게 나빠지므로 경험과 숙련도가 필요한 분야이기도 하다”라고 조언했다.

 

스포츠의학과 관련 많고 매력적인 분야

“운동선수들이 가장 많이 다치는 부위 중 하나가 발목입니다. 그렇다보니 운동경기나 스포츠연맹 관련 의무위원으로 활동 기회가 많아지고 있어서 정형외과 내에서도 매력 있는 분야라고 할 수 있죠.” 

정 회장은 평창 동계올림픽대회에서 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 3개 설상 경기가 진행되는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의 베뉴 의료운영책임자(VMO)로 활동한 바 있다. 현재는 국제 봅슬레이 스켈레톤 연맹(IBSF) 의무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되어 활동 중이다.

“평창올림픽 때 슬라이딩센터 의무책임자로 활동하면서 많은 국제 체육인들과 교류를 갖게 됐고, 그 계기로 IBSF 의무위원으로 4년 동안 활동하게 됐다”면서 “IBSF는 거의 미주-유럽 위주이고 일본을 비롯해 아시아인은 거의 없다”면서 “족부족관절은 역동성 있는 분야라 학술 뿐 아니라 스포츠 의학으로서도 더 많은 의사들이 참여하길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정형외과 분야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족부족관절 분야의 학술을 아시아에서 선도하기 위해 고삐를 쥐는 정 회장의 노력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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