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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마에 빠진 노보노디스크, '무슨 일?'

기사승인 2019-11-13  00: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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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레시바, 연구 결과서 투제오 우위 입증 못해... 줄토피·리벨서스는 국내 출시 불투명

최근 노보노디스크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CONCLUDE 연구 결과에 대한 의료진들의 냉담한 반응에 이어, 새로 개발된 GLP-1 기반 약물들의 국내 출시도 불투명해진 것.

국내 당뇨병 주사제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두고 사노피와 박빙의 매치를 이어오던 노보노디스크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를 본지에서 따라가보았다.

트레시바, 투제오와 우월성 논하기 어려워

노보노디스크는 지난 9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제55회 유럽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트레시바와 투제오를 직접 비교한 CONCLUDE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되려 악수(惡手)가 된 격일까.

1차 평가 변수인 36주의 용량 유지기간에 발생한 증상이 있는 저혈당 발생 비율에 대해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한 것. 하지만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36주의 용량 유지기간 동안 트레시바군은 투제오군 대비 중증 저혈당 발생률 80%, 증상이 있는 야간 저혈당 발생률 37%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보였다. 또한 전체 치료기간인 88주 동안의 중증 저혈당 발생률은 62%, 그리고 증상이 있는 야간 저혈당 발생률은 43% 감소시켰다.

이에 대해 국내 한 대학병원 내분비내과 A 교수는 "CONCLUDE 연구는 1차 평가변수를 달성하지 못한 실패한 임상"이라며 "'경쟁 약물보다 트레시바가 더 좋을 것'이라는 자신감으로 진행했을 테지만 결과적으로 두 약물의 차이가 없다는 것을 입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두 약물 중 한 약물이 월등하게 좋다면 처방이 그쪽으로 쏠리겠지만, 실제로는 그 정도의 차이가 있지는 않다"며 "한마디로 트레시바가 투제오보다 우월하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대학병원 내분비내과 B 교수도 "1차 평가변수를 달성하지 못한 상황에서 2차 평가변수만으로 약물이 우월하다고 판단을 내리기는 어렵다"며 "무엇보다 2차 평가변수의 88주의 치료 기간은 당초 디자인한 36주와 달리 중간에 연구 기간을 한번 연장했다는 점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도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CONCLUDE 연구와 실제 진료 현장의 괴리감이 커 임상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

국내 한 대학병원 내분비내과 C 교수는 "각각의 임상은 연구 디자인을 어떻게 했는지에 따라 한쪽이 더 좋은 것처럼 나오기도 하는 만큼 결과만으로 우월성을 판단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CONCLUDE 연구도 사실 트레시바에 더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디자인한 임상으로, 연구 결과가 크게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또한 "연구에서 트레시바를 1주마다 2단위씩 증량했다고 되어 있는데,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용량을 올릴 경우 환자가 병이 나빠진다고 느끼기 때문에 빠르게 늘릴 수 없다"며 "무엇보다 빠르게 용량을 늘릴 경우 그만큼 저혈당 발생률이 올라가기 때문에 실제로는 RCT 결과처럼 저혈당 발생률 자체가 높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저혈당 발생률 자체가 높게 나타난 상황에서 우월성을 평가했지만, 실제로는 저혈당 발생률 자체가 RCT보다 낮아 저혈당 발생으로 인한 처방 변경은 흔치 않다는 것.

또 다른 대학병원 내분비내과 D 교수도 "CONCLUDE 임상은 진료 현장과 괴리감이 큰 연구"라며 "국내에서 쓰이는 트레시바는 100유닛짜리지만, CONCLUDE에 쓰인 트레시바는 200유닛으로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제품인 만큼 우월성을 논하는 것은 소모적인 논쟁"이라고 강조했다.

줄토피·리벨서스, 국내 출시 빨간불

노보노디스크는 줄토피와 리벨서스의 국내 도입에 있어서도 딜레마에 빠지며 난감한 상황에 직면했다.

사노피의 솔리쿠아에 대항마였던 트레시바+GLP-1 유사체 복합제 '줄토피'는 이르면 내년경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었으나, 사실상 국내 출시를 포기하거나 무기한 연장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허가가 임박한 중국 시장을 두고 한국에 먼저 줄토피를 출시할 경우, 중국 시장에서 노보노디스크가 원하는 약가를 받아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C 교수는 "노보노디스크 입장에서는 줄토피의 중국 출시를 앞두고 한국 시장은 계륵이 될 수 밖에 없다"며 "한국에 먼저 출시할 경우 급여를 받을 수도, 안받을 수도 없는 상황에 처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 출시할 경우 급여를 받지 못하면 사실상 처방이 어렵고, 급여를 받자니 약가를 인하해야 한다"며 "한국에서 약가를 인하하게 되면 중국 역시 해당 약가로 출시해야 하지만, 노보가 중국 시장에 원하는 약가는 그보다 높게 책정되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결국, 수익성을 고려할 경우 한국 시장은 포기하거나 중국 출시 이후로 미뤄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셈.

최근 임상에서 효과를 입증하며 FDA의 허가를 획득한 리벨서스도 가격 문제에 발목을 잡혔다.

D 교수는 "리벨서스는 약효는 입증이 됐지만, 가격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며 "경구제는 특성상 위장에서 얼마나 흡수되느냐에 따라 주사제보다 많은 용량을 써야만 동일한 효과를 보이는 만큼 가격 문제를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리벨서스의 경우 주사제인 빅토자와 동일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약 8배에 달하는 용량을 복용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출시된 GLP-1 제품들만 하더라도 당뇨병 치료제 가운데서 가장 고가의 약물로 꼽히고 있는데, 이에 8배에 달하는 용량의 제품이 출시될 경우 가격적인 부담은 상당할 터.

D 교수는 "경구제가 주사제보다 편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가격이 비싸다면 그 역시 허들로 작용하게 된다"며 "특히 회사측과 정부가 각자 생각하는 적정 약가가 있겠지만, 다른 치료 대안이 있는 상황에서 합의가 이뤄지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만큼 리벨서스의 국내 출시 여부를 두고 노보측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패에 가깝다는 혹평을 받은 CONCLUDE 연구에 이어, 신규 약물 출시를 두고 진퇴양난에 빠진 노보노디스크. 어떤 묘안으로 현 상황을 타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태완 기자 kmedinfo@hanmail.net

<저작권자 © 의료정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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