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른 신약들의 출시에 힘입어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이하 ALK 폐암) 치료에 탄력을 받고 있다. 이 중 '알레센자(성분명 알렉티닙)'는 ALK 폐암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약물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급부상하고 있는 상황.

여러 치료제들 중 의료진들이 알레센자를 유독 선호하는 것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 터.

이에 본지는 고대구로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이승룡 교수를 만나 알레센자를 선택하는 이유에 대해 들어봤다.

고대구로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이승룡 교수
고대구로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이승룡 교수

임상 연구에서 입증된 치료 효과

알레센자는 임상시험을 통해 표준치료 대비 효과와 안전성 모두 우월함을 입증함과 동시에, 뇌전이 여부와 관계없이 질병의 진행을 억제시킨 ALK(Anaplastic Lymphoma Kinase, 역형성 림프종 키나제) 표적 치료제다.

이승룡 교수는 "2세대 ALK 억제제로 분류되고 있는 알레센자는 1세대 약물인 잴코리 대비 PFS(무진행 생존기간)가 매우 길게 나타났다"며 "뇌혈관 장벽(Blood-Brain Barrier, 이하 BBB) 투과율도 높아 중추신경계 전이를 동반한 환자에서도 우수한 치료 효과를 보인 약물"이라고 설명했다.

알레센자는 3상 임상인 ALEX 연구에서 잴코리 대비 약 53% 낮은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나타냈다. 알레센자 투여군의 PFS는 25.7개월로, 잴코리군 대비 약 2.5배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 중추신경계(Central Nervous System, 이하 CNS) 전이를 동반한 환자에서도 알레센자 투여군의 CNS 전이 발생률은 9.4%, 잴코리 투여군의 CNS 전이 발생률은 41.4%이었으며, 치료 후 CNS 전이까지 소요된 시간도 대조군보다 알레센자 투여군에서 유의하게 길게 나타났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Grade 3-5의 이상반응은 잴코리 투여군(50%) 대비 알레센자 투여군(41%)에서 더욱 적었다.

또한 ALEX 임상의 추적관찰 연구 결과, 알레센자 투여군의 연구자 평가 PFS 중간값은 34.8개월로, 잴코리군 대비 3배 이상 길었다. 환자들의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도 표준요법 대비 57%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CNS 전이를 동반한 환자들에서도 PFS 중간값은 알레센자 투여군에서 27.7개월, 잴코리군에서 7.4개월이었으며, 반응지속기간 또한 알레센자 투여군에서 대조군 대비 약 3배 길게 나타났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ALK 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ALESIA 연구에서는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들의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잴코리 대비 78%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CNS에서의 질병 진행 위험도 잴코리 대비 86% 낮췄다.

이 교수는 "PFS 중간값 데이터가 3년 가까이 나왔다는 것은 알레센자 하나로 평균 50%의 환자들이 3년간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로, 이는 잴코리에 3배에 달하는 수치"라며 "더욱이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ALESIA 연구에서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이 더 낮게 나타난 만큼, 의료진 입장에서는 알레센자를 선호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잴코리 순차 치료보다 알레센자가 이득

그렇다면 잴코리-알룬브릭으로 이어지는 순차 치료와 알레센자 중 어떤 치료가 효과적일까.

이 교수는 알레센자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잴코리부터 순차적으로 치료를 할지, 초기부터 알레센자를 처방할 지를 두고 의료진들간에도 디베이트가 있다"며 "순차 치료를 할 경우 환자들의 PFS가 길어질 수 있지만, 이 환자들이 모두 2차 치료로 넘어가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1차 치료를 받은 후 상태가 나빠지거나 약물에 대한 부작용으로 인해 약 30%에 달하는 환자들이 치료를 포기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

이 교수는 "초기부터 알레센자를 사용한다면 중간에 탈락하는 환자 없이 치료를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2차 약제인 알룬브릭은 출시 기간이 짧아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환자 매니지먼트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CNS 전이까지 감안한다면 더더욱 알레센자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고.

이 교수는 "ALK 폐암 환자 중 절반은 치료 초기부터 CNS 전이가 있거나, 치료 중에 전이가 생겨서 예후가 악화된다"며 "잴코리는 BBB 투과율이 낮기 때문에 CNS 전이 환자들이 효과를 보기 어렵지만, 알레센자는 CNS 전이 환자들에게도 효과를 볼 수 있을 뿐더러 CNS 전이가 없는 환자들의 전이 발생 시기도 늦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승룡 교수는 알레센자에 대해 ALK 폐암 치료의 가장 효과적인 약물이라고 평했다.
이승룡 교수는 알레센자에 대해 ALK 폐암 치료의 가장 효과적인 약물이라고 평했다.

2차 치료 부재 및 경쟁약물 등장, 문제될 것 없어

한편, 최근 3세대 ALK 폐암 치료제로 불리는 로라티닙이 FDA의 시판허가를 획득함에 따라 알레센자의 위상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이 교수는 "로라티닙은 잴코리 외에도 알레센자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 알레센자를 투약하고 있는 환자들이 2차 약제가 필요한 시기가 된다면 로라티닙을 후속 치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알레센자의 PFS 중간값이 34.8개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사이에 로라티닙의 국내 출시되어 후속 치료로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 

또한 "알레센자에 실패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환자지원 프로그램처럼 로라티닙을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 밖에 알림타도 ALK 폐암에 효과적인 만큼 알레센자 이후 2차 약제가 전무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향후에도 알레센자가 ALK 폐암 1차 치료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알룬브릭이 1차 적응증을 획득하게 된다면 의료진 입장에서는 알레센자와 알룬브릭을 두고 고민이 필요한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며 "두 약제간의 직접 비교 임상 연구가 없어 우위를 가릴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효과적인 측면에서 놓고 본다면 알레센자와 알룬브릭은 동등한 수준의 약제로 볼 수 있지만, 부작용 측면을 살펴봐야 한다"며 "알룬브릭의 경우 치료 초기에 환자의 3% 정도에서 폐렴 증상이 나타나고 있어 알레센자에 비해 안전성이 조금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약제를 선택함에 있어 첫번째 요인은 치료 효과고 두번째는 안전성"이라며 "효과가 비슷하다면 부작용이 적은 약제를 선택할 수 밖에 없고, 결국 안전성과 치료 지속성 측면을 고려한다면 알레센자를 선택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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