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경쟁을 펼쳐 온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New Oral Anticoagulant, 이하 NOAC)의 승부를 가르는 분수령은 '편의성'이었다.

최근 발표된 원외처방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국내 NOAC 시장 규모는 전년도(991억 원) 대비 30.6% 증가한 1,295억 원으로, 국내 출시 10년만에 1,000억 규모를 넘어섰다. 이 가운데 부동의 1위 자렐토와 더불어 다이이찌산쿄의 릭시아나가 2위로 올라서며 선전했다. 이로써 NOAC 시장의 4개 품목 가운데 1일 1회 복용 약물인 자렐토와 릭시아나가 1위와 2위를, 1일 2회 복용 약물인 엘리퀴스와 프라닥사는 3위 4위를 기록하게 됐다.

2018년도 NOAC 처방액 추이(자료:유비스트, 의료정보 재구성)
2018년도 NOAC 처방액 추이(자료:유비스트, 의료정보 재구성)

먼저 바이엘의 자렐토는 전년도(381억 원) 대비 19.9% 증가한 457억 원의 처방조제액을 달성하며 1위 자리를 수성했다. 다만 20%에 육박하는 성장률에도 불구, 30% 가량 상승한 NOAC 시장의 성장 속도에는 미치지 못해 시장 점유율은 30%대로 떨어졌다.

이어 다이이찌산쿄의 릭시아나는 출시 3년만에 시장의 2인자 자리를 꿰찼다. 가장 후발주자이지만 국내 시장에 등장한 이후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려온 릭시아나는 전년도(179억 원) 대비 90.3% 증가한 340억 원의 처방조제액을 달성, 시장 점유율도 26.3%까지 끌어 올렸다.

자렐토와 릭시아나가 선두 자리를 형성한데 대해 의료진들은 안전성보다 편의성에 손을 들어준 결과라고 해석했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전은석 교수는 "NOAC 제품간에 출혈 빈도의 차이는 조금씩 있지만, 메이저 출혈은 1% 정도에 불과하다"며 "메이저 출혈이 발생하더라도 하루 정도만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되고, 반대로 출혈 빈도가 높다는 것은 적절하게 혈전 생성을 방지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결국 NOAC에 대한 선호도는 출혈 빈도보단 복약 편의성이 좀더 우세한 편"이라며 "1일 2회 복용하는 약물을 1일 1회 복용하는 약물로는 변경하지만, 1회 복용하는 약물을 2회 복용하는 약물로 변경하는 일은 드물다"고 덧붙였다. 

전 교수는 "1일 1회 복용하는 약물인 자렐토나 릭시아나에 대한 입지는 점차 높아지지만, 1일 2회 복용하는 약물인 엘리퀴스와 프라닥사에 대한 입지는 점차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입장을 방증하듯 BMS의 엘리퀴스는 30%대의 성장률을 기록했음에도 3위로 밀려났다. 전년도(245억 원) 대비 35.6% 증가한 332억 원의 처방조제액을 달성했지만, 편의성을 앞세우며 빠르게 치고 올라온 릭시아나에 추격을 허용했다. 특히 릭시아나와 월별 처방액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어 2위 탈환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역전제 출시 이후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베링거인겔하임의 프라닥사는 보령제약과의 코프로모션 계약 체결에도 불구,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프라닥사는 전년도(187억 원) 대비 11.4% 감소한 165억 원의 처방조제액을 기록하며 NOAC 제품 가운데 유일하게 감소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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