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 의협 박종혁 대변인, 우측 최혁용 한의사협회장
좌측 의협 박종혁 대변인, 우측 최혁용 한의사협회장

세계의과대학 명부에서 중국 중의학 대학이 명부에서 삭제된 데 대해 의협은 환영의 입장인데 반해 한의협은 의협이 한의학의 세계진출을 막고 있다고 지탄했다.

지난 16일 대한의사협회 박종혁 대변인은 기자들과 가진 기자브리핑에서 지난 1월 1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세계의학교육협회(World Federation for Medical Education) 회의 참석 결과, 세계의과대학명부에서 중국 순수 중의학 대학 11개를 명부에서 삭제키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세계의학교육협회는 세계의과대학명부(The World Directory of Medical Scholls, WDMS)를 통해 2,900개 이상의 세계 의과대학의 역사, 운영, 교육프로그램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 한의과 대학은 앞서 2012년도 명부에서 삭제된 바 있다.

이에 박 대변인은 “당시 한의학계에서는 중국에서도 중의학대학을 등재하면서 왜 우리나라만 삭제하는지 항의하였는데, 이번 중국 중의학대학 명부 삭제로 입장이 명확히 정리된 부분”이라며 “우리나라 한의과 대학이 세계의과대학 명부에 등재될 가능성 및 근거가 차단된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한한의사협회 최혁용 회장은 다음날 17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목록에서 빠진 한국 한의과대학을 다시 세계의과대학 목록에 다시 등재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한의학의 세계진출을 위해서”라며 “세계의과대학 목록은 세계에 진출함에 있어 한의사 자격을 의사 지위 자격으로 볼 것인지 단순한 침구사로 볼 것인가를 판가름해 주는 잣대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즉, 동아시아 국가들은 각자의 전통의학이 있고 그에 따른 전통의학 의사의 전문가 그룹이 따로 있다. 그러나 동아시아를 벗어나 유럽, 미국, 아프리카 등 다른 나라에 가면 당연히 동아시아 국가의 전통의학을 모르기 때문에 질병을 포괄적으로 지휘할 수 있는 의사 지위를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

그는 “국내에서 면허범위를 놓고 의협과 한의협의 갈등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는 사회적 타협을 통해서 선이 그어져야 하는 부분”이라며 “그러나 한국 한의사가 외국에서 한의학을 수출하고 세계화하겠다는데 외국에서 의사 지위를 갖지 말고 파라메디컬로 활동하라는 것은 옳지 못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즉, 명단 삭제를 주도한 것도 의협이고, 재등재 시도도 의협이 막고 있다며 이는 대의 추구 관점에서 옳지 못하다고 지탄했다.

이어 “복지부는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 의료법에 의해 한의사를 의사의 일종으로 취급하고 있고, 한의대는 의대와 동일한 학위를 받는다면서 WFME에 공식적 서한으로 명부 재등록을 요청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WFME는 한 국가의 의견이 아닌 의평원의 의견만 가지고 결정하고 있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순수 중의대 삭제도 의대와 같이 있는 중의대는 그대로 두고, 중의대 단독으로 있는 경우만 삭제한다는 것인데, 이 또한 중국교육평가원의 입장일 뿐이지 중국 정부 입장은 아닐 것이기 때문에 중국정부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한의계는 교육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며 “한의학이라는 스페셜 영역을 가진 역할 제한이 없는 포괄적 의사를 목표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WFME의 기준에 맞도록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e-의료정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