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2019년을 글로벌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는 한 해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더불어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정부의 지원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원희목 회장은 17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제약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발표하는 자리를 가졌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원희목 회장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원희목 회장

원희목 회장은 "제약산업이 미래성장동력산업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된 현 상황에서, 이제는 구체적인 방안들을 마련하는 선언적인 절차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우리나라의 경제를 견인할 산업인 만큼 앞으로는 내수시장에 그칠 것이 아니라 1,400조 규모의 세계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그간 국내 제약산업은 국민 건강 수호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왔지만 정부의 과도한 규제와 낮은 약가 정책 등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정부도 지난해 미래형 신산업 중 하나로 제약산업을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하는 등 육성 방침을 밝혔지만, 실질적인 지원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이는 업계가 체감할 수 있는 지원 정책이 펼쳐지지 않고 있다는 것. 현재 국내 제약기업들의 R&D 비용은 2006년 3,500억 원에서 2017년 1조 3,200억 원으로 증가하는 등 매출의 10% 가량을 투자하고 있지만, 정부의 지원은 제약업계의 R&D 투자 대비 8%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는 전체 R&D 투자 대비 37%를 지원하는 미국이나 19%를 지원하는 일본에 비하면 굉장히 낮은 수치.

원 회장은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자원빈국이지만 인적 자산 경쟁력이 뛰어난 벨기에나 스위스의 경우에는 정부에서 강력한 지원정책과 파격적인 다국적 기업 유치 전략을 펼쳐왔다"며 "이제는 두 국가 모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제약강국으로 꼽히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벨기에는 정부가 전체 국가 R&D 예산의 40%를 제약부문에 투자하고, R&D 인력에 대한 원천징수제 및 특허세를 80% 면제, 임상시험 절차 간소화 등 강력한 지원정책을 펼쳐 왔다. 그 결과 벨기에는 세계 신약 R&D 파이프라인의 5% 보유, 내수 시장의 4배에 가까운 52조원대의 의약춤 수출액을 기록하고 있다.

스위스의 경우에는 과거 ‘시계/정밀공학의 나라’로 불렸지만 정부 차원에서 연간 1000개 산학협력 프로젝트에 연구비용의 50%를 지원하고, 매출 대비 10%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특별지원프로그램을 가동해 왔다. 현재는 스위스 전체 산업중 제약/화학부문이 총 수출의 42%를 차지할 뿐더러, 노바티스나 로슈 등 상위 10개사 매출액의 98%가 해외 제약시장에서의 수출로 거둬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원 회장은 "벨기에와 스위스의 사례를 롤모델 삼아 글로벌 시장 진출을 꾀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에서도 말 뿐인 지원이 아닌, 구체적이고 강력한 지원 대책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협회는 올해에는 회원사 개별 이익을 넘어 민·관 협치, 산업계의 혁신과 글로벌 성공을 위한 판을 만드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신약 개발 성과를 보상하는 약가제도 개선과 R&D 투자 재원으로서 제네릭 가치 유지, 세계 시장 진출 지원을 위한 산·학·연·병·정 글로벌 진출협의체 가동, 정부간 채널(G2G) 통한 수출지원·비관세장벽 완화, 우호적 현지투자환경 조성 등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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