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 옵디보의 간암 임상 결과 발표 지연의 이유를 두고 의구심이 가중되고 있다.

옵디보의 간암 1차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넥사바(성분명 소라페닙)와 헤드투헤드로 진행된 3상 임상 연구 Checkmate-459는 당초 지난 6월 ASCO에서 그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데이터 분석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발표되지 않았다. 이후 지난 10월에 진행된 ESMO에서도 Checkmate-459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내년 1월에 열리는 ASCO GI 2019에서도 Checkmate-459 연구 결과 발표는 예정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옵디보의 연구 결과를 기다려 온 국내 의료진들은 Checkmate-459 연구 결과 지연에 대해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사실상 부정적인 임상 결과 때문일 것으로 추측하는 분위기다.

국내 한 대학병원 소화기내과 A 교수는 "Checkmate-459 임상이 종료된 지 수개월이 지났음에도 불구, 아직까지 데이터가 발표되지 않고 있다"며 "이에 대해 대해 예상보다 데이터가 안좋거나 임상에 실패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판단을 내리기에는 아직 이른감이 있지만 결과가 긍정적이었다면 공식 발표를 서둘렀을 것이라고.

실제로 다수의 다국적제약사 관계자들도 "데이터가 좋다면 발표를 미룰 이유가 없다. 오히려 중간 결과나 탑라인 발표 등 최대한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국내 한 대학병원 혈액종양내과 B 교수는 "Checkmate-459 연구 결과가 내년 6월이나 10월로 연기된 것으로 알지만, 이 역시 미지수"라며 "연구 데이터 발표가 늦어지는 이유에는 여러가지 가능성이 있겠지만, 옵디보가 일정을 무리해서 잡은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또한 Checkmate-459 임상에 참여했던 국내 한 소화기내과 C 교수는 "Checkmate-459의 연구 디자인을 살펴보면 소라페닙과의 비열등성이 아닌, 우수성을 입증하기 위해 진행된 연구"라며 "아직까지 데이터가 발표되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는 Checkmate-459 임상 디자인을 무리하게 설정했을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이미 옵디보는 과거 폐암 1차 치료 효과를 보기 위해 진행한 Checkmate-026 연구에서도 무리하게 임상 디자인을 설정해 결국 임상 실패를 경험한 바 있기 때문.

오노약품공업-BMS의 면역항암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
오노약품공업-BMS의 면역항암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

일각에서는 옵디보의 치료 효과 자체가 예상보다 떨어지는 만큼 Checkmate-026 연구 결과 발표 지연 역시 예견된 일이라는 의견도 있다.

국내 한 대학병원 소화기내과 D 교수는 "옵디보의 치료 효과는 환자들이 기대하는 것 만큼 드라마틱하지 않다"며 "이미 의료진들 사이에서는 렌바티닙과 펨브롤리주맙 병용요법의 성적이 더 좋지 않냐는 의견들이 오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유야 어찌됐건 임상 데이터 발표가 1년 여 가량 미뤄진다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며 "현재 상태로라면 임상에 성공하더라도 내후년은 되어야 허가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대학병원 소화기내과 E 교수도 "지금까지의 치료효과를 바탕으로 본다면 옵디보가 소라페닙보다 우수하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그렇기 때문에 옵디보의 장점을 찾으려다 보니 데이터 발표도 계속 지연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렇듯 무성한 소문이 오가는 가운데 옵디보의 Checkmate-459 임상이 어떤 결과를 발표하게 될 지 그 결론에는 아직도 긴 기다림이 필요해 보인다.

저작권자 © e-의료정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