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의

1) 15세미만 소아청소년의 경우, 기침이 4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만성기침으로 정의한다.

2) 15세 이상 소아청소년과 성인의 경우, 기침이 8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만성기침으로 정의한다. 기침은 해로운 자극으로부터 기관지와 폐를 보호하기 위해 필수적인 신체 보호 기전이지만, 동시에 환자가 의료기관을 찾는 가장 흔하고 불편한 증상이기도 하다. 기침 환자의 진료는 ‘기침의 지속기간’에 대한 문진으로부터 시작한다. 기침의 지속기간에 따라 진단과 치료 접근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본 진료지침은 만성기침에 대한 진단 및 치료 접근법을 다룬다.

1) 만성기침

15세 미만 소아청소년에서 만성기침을 정의하는 기침의 지속기간에 대한 일치된 견해는 없으나 소아의 급성 호흡기 감염에 따른 기침의 자연경과를 토대로 4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을 만성기침으로 정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15세 이상 소아청소년과 성인에서 ‘만성기침’은 8주 이상 지속된 기침으로 정의한다. 발생 3주 이내의 급성기침은 상기도 바이러스 감염증이 주된 원인으로 자연 호전이 흔하지만, 8주 이상 지속된 기침은 자연 호전이 드물다. 이러한 기침 만성화는 특정 기저질환(천식, 비염, 부비동염, 위식도 역류질환 등)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므로, 만성기침 해결을 위해서는 관련 질환을 찾아내어 적절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성인에서 기침이 3-8주 지속된 경우는 아급성기침으로 정의하며, 자연적으로 호전되는 감염후기침(postinfectious cough)이 가장 흔하고, 일부에서 천식, 부비동염 등이 관련되어 있다.

2) 병적인 기침

기침은 보호 목적으로 유발되는 정상적 반사임과 동시에, 인위적으로도 유발 가능하다. 따라서, 단순히 ‘기침 유무’만으로는 정상적인 기침과 병적인 기침을 잘 구분할 수 없다. 본 진료지침에서는 환자가 불편함을 느끼는 기침을 병적인 기침으로 정의하고자 한다. 기침은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측면의 삶의 질에 광범위한 영향을 준다. 따라서 치료의 목적은 기침 자체를 안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병적인 기침을 정상화하는 것에 있다. 또한 기침 호전 여부 평가 지표로는 ‘기침의 삶의 질 영향’ 설문이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하루 중 기침의 횟수가 정상과 비정상(병적) 기침을 나누는 기준이 될 수도 있겠으나 아직까지는 연구의 수준에서만 다루어져 왔다. 천식이나 폐질환이 없는 비흡연자(정상인)에서 1일간 기침의 횟수는 시간당 평균 1회 미만이며, 천식 환자에서는 시간당 4.5회, 흡연자는 1.4회 정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한 기침 환자는 시간당 20회 정도로 기침을 한다. 건강한 소아에서는 정상적으로 하루 평균 11회 정도 기침을 한다는 결과가 있다.13 기침의 중증도도 정상과 비정상 기침을 나누는 잣대가 될 수 있으나, 중증도는 주관적인 설문 척도로만 평가가 가능하다.

병적인 기침의 특성은 만성기침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의 기침 특성에서 잘 관찰된다. 이 환자들은 국내외 공통적으로 흡연력이 없는 중년 여성이 다수를 차지하며, 1) 발작적 기침으로 인해 상당한 삶의 질 저하를 경험하고 있고, 사소한 일상적 자극(찬 공기, 향수, 먼지, 목 이물감, 자세변화 등)에 대해 발작적으로 기침이 쏟아져 나온다고 호소한다. 이러한 발작적 기침은 의식적으로 억제하거나 참기 어려우며, 따라서 기침 반사의 과민성(cough reflex hypersensitivity)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유럽 등 일부 전문가 집단에서는 만성 기침을 기침 과민성 증후군(cough hypersensitivity syndrome)으로 명명하고 있다.

4) 특이적 기침과 비특이적 기침

본 진료지침에서는 만성기침 환자에 대한 접근법을 특이적 만성기침과 비특이적 만성기침으로 구분하여 다룬다. 만성기침은 크게 동반되는 증상이나 검사 소견 상 원인질환을 어느 정도 추정할 수 있는 특이적 만성기침(specific chronic cough)과 다른 동반증상 없이 주로 건성기침을 보이며 가슴X선검사와 폐기능검사에서 정상소견을 보여 원인질환을 추정할 수 없는 비특이적 기침 (nonspecific chronic cough)으로 구분할 수 있다.

 

2. 역학

1) 소아청소년 만성기침은 천식, 상기도 기침 증후군, 지속세균기관지염과 주로 관련되어 있고 연령에 따라 흔한 원인이 다르다.

2) 한국 성인 만성기침은 흡연상태, 비염, 부비동염, 천식, 폐질환 등과 주로 관련되어 있다.

소아청소년에서 만성기침의 유병률은 만성기침을 정의하는 기간, 동반 증상의 유무, 기침의 중증도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지표의 부재 등의 이유로 추정하기 쉽지 않으나 학령전기 소아에서는 5-7%, 연장아에서는 12-15%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침은 11세까지는 남아에서 여아보다 더 흔하며,19 개발도상국에서보다 선진국에서 더 흔하다.

소아에서는 성인과 같은 전향적 연구결과가 적고, 대상 집단이나 의료 환경, 동반증상 여부, 비특이적 기침의 포함여부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원인질환의 빈도가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으나 소아에서 만성기침을 유발할 수 있는 흔한 원인은 연령에 따라 성인과

는 많은 차이가 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따라서, 소아에서 만성기침의 원인질환을 찾을 때 환자의 연령에 대한 고려가 필수적이다. 평균연령이 9.2세, 8.4세 소아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상기도기침 증후군, 천식, 위식도 역류증이 만성기침의 83%, 69%를 각각 차지 하였으나 평균연령 2.6세인 영유아에서는 이들 원인으로 인한 기침은 단지 9%였다.22-24 대신, 지속성세균성기관지염, 감염 후 기침, 기관지확장증이 원인의 68%였다. 이외에 기도의 선천성기형, (이물)흡인, 만성 화농성 폐질환, 심인성 기침 등이 소아 만성기침의 원인들로 알려져 있다.

성인 지역사회 인구집단에서 만성기침 유병률은 상대적으로 연구 자료가 많은 편이나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COPD) 등과 달리 병적인 만성기침 객관적 진단기준이 아직 없기 때문에 자료가 아직 완전하지는 않다. 최근까지의 지역사회 역학조사에서 만성기침 유병률을 조사하기 위해 사용되어온 가장 흔한 설문인 “1년에 3개월 이상 기간 동안 거의 매일 기침을 합니까?” (기간 유병률)25을 사용하였을 때, 한국 성인에서의 유병률은 3.5-4.6%로 조사되었다. 2010-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현재 기침 유무를 묻고, 기침의 지속기간 8주가 넘은 사람의 유병률을 추정한 결과는 2.6±0.2%였으며, 고령자에서 더 높은 특징을 보였다.27 한편, 미국, 유럽, 오세아니아 등에서의 유병률은 10% 이상으로 동양인에 비해 3-4배 이상 높았다.

성인에서 만성기침의 자연사는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만성기침 환자의 기침은 지속적으로 심하기 보다는 호전과 악화(wax and wane)가 반복되는 것으로 보인다(한국인 대상 설문연구; 미출판 자료). 진단과 치료 노력에도 지속되는 기침을 ‘원인 미상의 기침’으로 명명하는데, 외국 기침 클리닉 기반 연구에서는 약 15%의 만성기침 환자가 해당되며, 이들은 수년이 지나서도 여전히 기침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만성기침이 중 장년 여성에서 흔한 이유도 아직 명확하지는 않지만, 여성에서 기침 반사 과민성이 높은 것과 관련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15,30 캡사이신 등 기침유발 물질로 흡입 자극을 하였을 때, 기침반응 정도가 중년 이후 여성에서 특히 증가된 특징을 보인다. 이는 만성기침 병태생리 기전에 기침 과민성의 역할을 시사한다. 한편, 지역사회 역학조사에서 만성기침 유병률은 남성에서 더 높으나, 이는 흡연과 관련된 현상으로 이해된다.

한국 성인 지역사회 역학조사에서 만성기침 유병률은 현재 흡연상태, 가슴X선검사 이상소견, 비염, 부비동염, 천식, 폐결핵 병력 등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여기서 흡연은 기침 자극 물질로서, 흡연자의 기침은 유해물질에 대한 보호성 기침에 가깝다고 생각된다. 흡연자의 기침은 금연을 통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31,32 병원을 찾은 한국 성인 환자 가운데 흡연자와 가슴X선검사 이상자를 제외하고 관련 기저질환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알레르기비염, 부비동염, 천식, 호산구기관지염이 전체 원인의 50-90%를 차지하는 주요 기저질환으로 조사되었다(그림 1). 서양 환자에서 기침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위식도 역류질환의 경우,5 한국 성인 환자에서는 1.7%에서만 기침의 원인이었던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33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angiotensin converting enzyme inhibitor, ACEi) 복용도 기침 과민성을 유도하여 만성기침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림 1. 한국 성인 만성기침 환자의 주요 관련 질환
그림 1. 한국 성인 만성기침 환자의 주요 관련 질환

3. 병태생리

기침 반사 및 과민성은 말초신경계의 미주신경(vagus nerve)과 중추신경계 회로의 상호작용에 의해 결정된다. 미주신경 분지는 기도 점막하 조직에 풍부하게 분포하며, 다양한 외부 자극 물질에 대해 기침 반사가 즉각 작동하도록 신호를 전달한다. 기침 반사는 크게 두 종류의 신경섬유에 의해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 무의식 상태에서도 작동하는 보호성 기침 반사는 주로 Aδ-신경섬유에 의해 매개되며, 이물질이나 위산 등 특정 자극물질이 기관지로 흡인될 때 작동한다.

한편, 기침 반사의 다른 한 축은 C-신경섬유에 의해 매개되는 것으로, 다양한 화학자극, 온도, 위산 등 다양한 자극에 대해 기침반사가 작동된다. C-신경섬유에 의해 매개되는 기침 반사는 국소 조직 염증 자극에 의해 과민해지는 특성이 있고 신경펩티드를 합성 분비하여 국소 염증 반응에 능동적으로 관여하므로, 이러한 변화는 병적인 기침(기침 과민성)의 중요한 병태생리로 여겨진다. 염증 자극에 의해 기침 과민성이 유도되는 과정을 말초 감작(peripheral sensitization)이라고 부른다. 천식, 호산구기관지염 등에서의 알레르기성 염증은 기침 과민성의 말초 감작을 유도하는 주요 원인이다.38,39 코의 염증은 미주신경이 아닌 삼차신경(trigeminal nerve)를 주로 자극하므로 직접적으로 기침 반사를 유발하지 않는다. 하지만 코의 염증과 관련된 후비루가 인후두 감각신경을 직접자극하거나, 삼차신경을 통해 전달되는 코의 염증 자극이 간접적으로 미주신경 기침반사 정도를 조절하는 기전으로 코의 염증이 기침 과민성에 관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한편, 사람은 의식적으로 기침을 유발할 수도 있으며, 일정 부분 기침을 참을 수도 있다. 따라서 중추신경계의 역할도 중요할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중추신경계는 말초신경계로부터 전달된 자극 신호를 종합하여 기침 반사와 행동을 결정한다. 캡사이신 등 기침 유발물질 흡입 실험에서 여성이 남성에 비해 더 많은 기침 반응을 나타내며, 이는 기능적 자기공명영상검사상 특정 대뇌피질 영역의 활성화 정도와 관련되어 보인다. 또한, 정상인과 환자 비교 실험에서는, 기침억제기능을 담당하는 뇌 영역의 신호강도가 특히 기침환자에서 저하되어 있음이 관찰된다.41 이러한 중추신경계 기능적 변화(중추 신경계 감작[central sensitization])의 병태생리는 아직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으나, 말초신경계, 면역계의 염증과 상호 관련될 것으로 추정된다.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코데인, 모르핀, 가바펜틴 등이 기침 억제 효과를 보이는 것은 중추신경계 역할을 시사하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지침 제공 :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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