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이 한국인의 특성을 고려하여 새롭게 개정됐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유관 학회 및 기관들과 협력하여 1996년 고지혈증 치료지침 제1판을 발행하였고, 2003년 제2판 및 2009년 제2판 수정보완판을 발행, 2015년 제 3판을 발행하여 국내 심혈관질환의 예방을 위하여 이상지질혈증을 적절히 치료하기 위한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3판이 발행된 2015년 이후 지속적인 해외 진료지침 업데이트와 새로운 치료제 출시 및 임상 결과가 발표됨에 따라 진단 및 치료에 도움이 되는 개정판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3년만에 새로 개정된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 제4판을 발표했다.

이번 치료지침 개정은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정인경 교수(위원장)를 비롯한 총 20명으로 구성된 치료지침 위원회를 통해 이뤄졌다. 치료지침 위원회에는 순환기내과, 예방의학과, 신경과, 신장내과, 임상영양팀, 식품영양학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내분비내과 등 8개의 분과로 구성했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 제4판은 3판의 내용을 근간으로 하면서 최근 있었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내용이 변경되거나 추가됐다. 또한 향후 지침 개정에 필요한 내용들을 연구과제로 정리하여 지침 말미에 필요성을 제시했다.

이전 치료지침과 비교하여 달라진 점은 국내외 연구결과와 해외의 최신 치료지침을 참고하여 이전에 비해 더 세분화 된 치료 기준을 정했고, 치료 목표치도 주요위험인자 개수에 따라 목표치를 조정했다. 또한 신약들의 등장으로 인해 새로운 약물 치료 전략과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에 대한 치료 가이드라인이 추가됐다.

< 한국인의 이상지질혈증 진단 기준 >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 제4판을 통해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240mg/dl 이상이거나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60mg/dl 이상, 중성지방 200mg/dl 이상, 또는 HDL 콜레스테롤 40mg/dl 미만 중 한가지 이상에 해당되는 경우에 이상지질혈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고 정의했다.

또한 LDL 콜레스테롤 직접측정법에 대해 중성지방 농도와 무관하게 언제든 측정이 가능하며, calculated LDL이 상대적으로 낮게 측정되어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저평가 될 수 있는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 이상지질혈증 치료 기준 >

이상지질혈증 치료 목표치는 3판과 마찬가지로 위험도 분류에 따라 LDL 콜레스테롤 및 Non-HDL 콜레스테롤로 나누어 제시했다. 위험도에 따른 LDL 콜레스테롤과 Non-HDL 목표치, 심혈관질환의 주요위험인자 개수에 따른 목표치는 3판과 동일하게 적용했다.

다만 경동맥질환은 과거 50% 이상 협착인 경우에 고위험군으로 지정했으나, 경동맥협착 정도 이외에도 동맥경화반의 양상, 플라크 개수와 범위 등도 심뇌혈관질환의 발생을 예견하는데 중요한 만큼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경동맥질환을 고위험군으로 지정했다. 당뇨병 역시 이전부터 고위험군에 속해 있었지만, 단백뇨와 같은 합병증이 동반된 당뇨병 환자나 흡연, 고혈압, 조기 심혈관질환의 가족력 등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가 있는 당뇨병 환자에 대해 심혈관질환의 위험도를 더 높게 상향 조정했다.

또한 위험도 및 LDL 콜레스테롤 농도에 따른 치료 기준에는 LDL 콜레스테롤 농도가 70mg/dl 미만일 경우의 치료 기준이 신설됐다. 위험도가 초고위험군에 해당되는 환자의 경우 LDL 콜레스테롤 농도가 70mg/dl 미만이더라도 생활습관 교정 외에도 투약을 고려하라는 문구가 추가됐다. 즉, 초고위험군의 경우에는 LDL 콜레스테롤 농도와 무관하게 바로 스타틴 투약을 권고하고 나선 것. 학회측은 이에 대해 진단 기준을 넓혀 이상지질혈증을 초기에 치료하고 예방하기 위한 조치라고 전했다.

< 식사 요법 >

이상지질혈증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생활요법에서는 에너지를 과다하게 섭취하는 한국인의 특성을 고려하여 적정체중 유지를 위한 식사 요법이 추가됐다.

탄수화물의 경우 '섭취량이 과다하지 않도록 한다'는 문구에서 '1일 총 섭취 에너지의 65% 이내로 섭취한다'로 바뀌었으며, 당류도 '1일 섭취 에너지의 20% 이내로 제한한다'는 문구가 추가되어 구체적인 수치를 명시했다.

이와 함께 적정체중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의 균형 잡힌 식사요법 개선안도 추가됐다.

< 이상지질혈증의 약물요법 >

이상지질혈증 치료 신약들이 새롭게 등장함에 따라 약물요법도 일부 추가 및 수정됐다.

1차 치료 목표인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도록 초고위험군의 경우 70mg/dl 미만, 고위험군의 경우 100mg/dl 미만, 중증도위험군은 130mg/dl미만을 목표로 스타틴의 용량을 조절하라고 권고했다.

스타틴 치료에도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에는 에제티미브나 PCSK9억제제와의 병용치료를, 스타틴 치료 후 이상 반응이 발생할 경우에는 에제티미브나 PCSK9억제제 등의 새로운 치료제를 사용토록 권고했다.

이 외에도 이전 3판에서 고중성지방혈증 치료 시 중성지방 조절을 위해 니코틴 산을 권고했으나, 개정판에서는 해당 내용이 삭제되어 피브린산 유도체와 오메가-3에 대해서만 언급했다.

<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 가이드라인 추가 >

특수집단에서의 이상지질혈증 내용 가운데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 지침도 일부 변경됐다.

먼저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진단을 위한 기존의 Simon Broome 기준 외에 Dutch Criteria와 MED/PED 기준이 추가됐다.

이와 함께 학회가 수행한 한국인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 결과에서 LDL 콜레스테롤 농도가 225mg/dl 이상인 경우에 유전자 이상이 더 많이 발견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대상환자 수가 너무 적어 이를 우리나라 전체 모든 가족성 고콜레스테롤 환자에게 다 적용하는데는 무리가 있는 만큼 좀더 충분한 연구를 통해 기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외에도 8~10세 유아환자에서도 스타틴을 고려할 수 있다는 내용과 10세 이상 환자는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를 135mg/dl 미만으로 설정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저작권자 © e-의료정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