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뇌질환의 비약물 치료 연구를 위해 신경과와 정신의학과가 합심한 ‘인지중재치료학회’가 창립했다.

대한치매학회(이사장 이재홍)와 대한노인정신의학회(이사장 오강섭)가 모여 치매 관리의 새로운 방법인 인재중재치료를 연구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인지중재치료학회를 창립하고 17일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인지중재치료학회 박건우 초대 이사장
인지중재치료학회 박건우 초대 이사장

뇌의 가소성 유도하는 비약물적 치료 연구

인지중재치료란 인지훈련, 인지자극, 인지재활로 구분되며, 치매와 같은 뇌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하여 인지기능을 개선시키기 위한 모든 비약물적 활동을 의미한다. 인지훈련은 기억력이나 주의력 등 어느 한 인지영역을 개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반복적으로 시행하여 뇌의 가소성을 유도하는 치료이며, 인지자극은 지남력훈련, 회상요법, 토론, 음악치료, 미술치료, 원예치료 등이 해당된다. 인지재활은 남아있는 인지기능을 최대한 활용하여 일상생활의 기능장애를 줄여주는 것으로 메모장이나 타이머를 활용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인지중재치료 연구는 전국 18개 병원에서 경도인지장애 환자들 293명을 대상으로 무작위배정을 시행하여 그룹인지중재치료군, 학습지 형태의 재가인지중재치료군, 대조군으로 나눠 12주 동안 관찰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그룹 및 재가 인지중재치료군에서는 대조군에 비해 12주 후에 유의하게 인지기능이 개선되었고, 인지중재치료를 중단한 후 6개월까지도 대조군의 차이는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2017년 7월 20일에 경도인지장애, 초기 및 중기 치매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인지중재치료를 신의료기술로 인정하는 보건복지부 고시가 발표됐다.

인지중재치료는 현재 전국의 치매지원센터와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주요 치매치료법으로 시행 중이며 향후 전반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신의료기술로 인정, “건보 급여화 가시권”

인지중재치료학회 초대 이사장으로 선인된 박건우 교수(고대안암병원 신경과)는 “임상에서 환자와 대화를 하다 핵심을 찌르는 질문이 있었다”며 “약 이외에 치매 증상을 치료하는 방법이 있냐는 질문이었다”면서 “보호자들은 인터넷을 보고 인지중재 치료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정작 치료 병원들은 찾기 힘들어서 이것이 학회가 나가야 할 방향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를 위해 1차 치매치료를 담당하는 정신건강의학과와 신경과가 치매치료라는 공동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힘을 합쳤다”면서 “국가의 치매국가책임제의 정책 파트너로서도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노인정신의학회 차기 이사장이자 인지중재치료학회 초대 회장으로 선임된 김성윤 교수(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는 “개인적으로 청력재활을 받으면서 느낀 점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표준 트레이닝도 중요하지만 개별화 된 훈련이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인지 손상된 부분의 포커스보다 개선 가능한 영역에 대해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뇌 손상보다는 남아있는 잔존 능력 중심으로 학회가 근거를 찾고 일선에서 직접 적용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인지중재치료학회 김성윤 초대 회장
인지중재치료학회 김성윤 초대 회장

치매 인구의 급증으로 현재 정부 추산 69만명 가량인 치매 환자가 2030년에는 127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 차원의 국가치매책임제 등을 통해 치매 의료비와 요양비 부담이 논의되고 있으며, 치매 치료에 있어 다양한 대안도 주목받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치매학회 이재홍 이사장(서울아산병원 신경과)은 “국가치매책임제 시행에 있어 학회가 치매 예방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금년 7월에는 신의료기술로 인정을 받아 보험급여 가시권에도 들어온 만큼, 임상에서 활발하게 치료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대한치매학회 이재홍 이사장
대한치매학회 이재홍 이사장

한편, 인지중재치료학회는 17일 서울성모병원 성의회관에서 창립총회를 포함한 창립기념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학술대회에는 인지중재치료의 현황 및 인지중재치료에 있어 각 과의 역할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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